"2년 전 8억에 팔린 아파트인데…" 집주인들 속타는 이유

입력 2023-10-18 08:49   수정 2023-10-18 09:14



‘노·도·강’으로 불리는 서울 노원구·도봉구·강북구 노후 단지들이 최근 재건축 사업 속도에도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최근 재건축 안전진단에 통과하는 등 사업에 진척을 보여도 매매 가격엔 영향을 못 미치고 있는 셈이다. 현장에선 사업성이 좋은 일부 단지에 매수세가 몰리는 등 ‘옥석 가리기’가 한창이라는 반응이다.

1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도봉구 창동의 주공19단지는 지난달 전용 68㎡가 7억6500만원에 거래됐다. 전국적으로 부동산 가격 하락이 극심했던 지난 2월에도 해당 크기는 7억8900만원에 거래됐는데, 최근 오히려 가격이 소폭 하락했다.

주공19단지는 1988년 준공된 1764가구 규모 대단지다. 지난달 도봉구로부터 재건축 안전진단 적정성 검토 면제 결정을 받아 재건축이 최종 확정됐다. 창동에서는 주공18단지에 이어 지역에서 두 번째로 재건축 안전진단을 통과해 사업 속도가 빠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지하철 4호선 창동역과 1호선 녹천역을 이용할 수 있고 서울외고 등 학군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준공 30년이 넘어 주거 환경은 열악해 최근 매매가격이 오히려 하락했다는 게 현장의 설명이다. 창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주변 단지들도 다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어 재건축이 호재가 되지 못한다”며 “오히려 노후화로 인한 주차난 등이 매수 희망자들에게 크게 작용한다”고 했다.

사정은 서울 강북 지역 내 다른 노후 단지도 마찬가지다. 서울 강북구 번동 주공1단지는 최근 재건축 정밀안전진단을 진행하는 등 재건축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가격 상승세는 오히려 주춤하다. 단지 전용 49㎡는 지난달 5억원에 매매됐는데, 지난 8월 5억2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오히려 가격이 하락했다.

단지는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던 지난해 4월 강북 지역 주요 재건축 단지로 평가받으며 7억2000만원까지 가격이 상승했다. 이후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라 가격이 하락했는데, 최근 회복세가 완연한 다른 단지들과 달리 가격 하락세가 계속되는 모양새다.

노원구의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인 상계 주공5단지 역시 연초보다 매매 가격이 하락했다. 단지 전용 31㎡는 지난달 5억500만원에 거래됐는데, 전달 거래가(5억1000만원)뿐만 아니라 연초 매매가(5억4300만원)보다도 떨어졌다. 서울 내 다른 단지들이 연초 가격 하락세에서 반등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노원구의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2021년만 하더라도 8억원에 거래됐던 곳인데, 지금은 가격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며 “워낙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가 많아 다른 사업성 좋은 단지에 매수 희망자가 몰린다”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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